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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1.03 Japan

하나비의 일본철도 여행기 1기 - 못다한 꿈 [Chapter 5. 북방의 설원, 홋카이도: 일본의 동쪽 끝을 향하여 1편 - 사슴이 뛰노는 네무로 본선 1부]



5장 1편 쿠시로 - 아케시

 











 여정 정보

 

 

 

구간: 쿠시로 (釧路) ~ 아케시 (厚岸)


열차: 쾌속 하나사키 네무로행


거리: 46.6km


운임: 2,420엔 (JR 그린샤 Pass, 쿠시로-네무로)


누적거리: 4,496.3km


누적운임: 134,550엔 (JR Pass 128,350엔)

 

 

 

 

 

 

 










새벽 5시 반, 오늘의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서 호텔에서 나옵니다.

 

홋카이도의 중소도시, 쿠시로의 중앙대로입니다.

 

이날만 해도 별 생각없이 다녀간 장소이지만, 다음날 쿠시로에 3미터가량의 쓰나미가 오고, 예상치 못한 정보의 누락덕에 피할 줄은 상상도 못한 상태였습니다.














쿠시로에서 이틀 밤을 묵을 도요코인 쿠시로역점입니다.

 

 

 

비즈니스 호텔급으로, 여행 다니면서 매번 묵기엔 조금 부담스런 가격이긴 합니다만, 3월의 홋카이도는 비수기이기에 미리 예약해서 싼 가격에 투숙 할 수 있었습니다.














3월 중순이지만, 아직 홋카이도는 한겨울입니다. ^^;;;

 

 

기온 영하 4.2도, 도로온도 영하 2.1도씨임을 알려주는 온도계입니다.

 

 

노면 온도가 영하니, 도로위 결빙에 주의하라는 뜻입니다.













전편에서 너무 늦은 시간탓에 보여드리지 못한 쿠시로역 전경입니다.

 

 

지사가 있을정도의 큰 규모를 자랑하는 역이기에, 역 크기도 꽤 큰 편입니다.

 

 

 

이제 오늘 쿠시로역발 첫 열차를 타러 역 안으로 들어갑니다.













쿠시로역 개찰구 앞에 있는 전광판입니다.

 

 

제가 탑승할 열차는 5:55분 발, 네무로행 쾌속 하나사키입니다.

 

매일 쿠시로역을 제일 먼저 발차하는 열차입니다.

 

 

그리고 개찰구에서 JR패스를 떡하니 보여주고 통과하려는 찰나, 역 직원이 이것저것 사용 날짜등을 기입하는 등의 수고를 해주신 덕에, 플랫폼까지 냅다 뛰어서 겨우 열차에 올라탔습니다 ^^;;;;; (사진 찍은 시간이 52분... 이것저것 기입하고 나니 53분, 그리고 3번 홈은 지하 통로를 이용해야 되기에, 꼭두새벽부터 운동 제대로 했습니다)














쿠시로역의 역명판입니다.

 

 

신후지방면은 네무로본선 다키카와(삿포로)방면, 히가시쿠시로역은 네무로본선/센모본선 네무로/아바시리 방면입니다.














전면부 사진을 찍을 새도 없이 헐레벌떡 열차에 탑승하자, 대기중인 키하 54형 기동차가 탈탈거리는 기동음과 함꼐 쿠시로역을 출발합니다.














열차는 서서히 여기저기 분기기가 깔린 쿠시로역 구내를 통과합니다.

 

 

열차가 출발한 플랫폼 건너 2번홈에 아바시리행 키하 54형 열차가 대기중인 모습입니다.

 

 

여기서 잠시 키하 54형 열차에 대해서 알아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키하 54형 기동차는 1986년, 국철 민영화 직전에 제작된 차량입니다.

 

 

근본적인 목적은 민영화 이후, 한동안 경영 상태가 좋지 않을 것으로(지금도 좋지 않은) 예상되는 JR홋카이도와 JR시고쿠에 신형 차량을 인계하려는 이유였다고 합니다.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철도차량에 스테인레스차체가 적용되기 시작했는데, 당시 스테인레스 차체를 적용한 키하 54형은 말 그대로 삐까번쩍한 신차였습니다.

 

 

니가타제 직렬 6기통 250마력짜리 엔진을 탑재하였으며, JR홋카이도 버젼의 500번대 차량은 2003년 이후 변속기와 대차를 교체하는 등의 대 공사를 벌였습니다.

 

 

 

이때 가해진 공사는 정말 대공사였는데요, 우선 

 

대차를 코일스프링 DT22형 대차를 볼스터리스 DT54형으로 교체하였으며,

 

액체 변속기를 1단 직결에서 2단 직결형으로 교체하였고,

 

전기식 제어장치를 탑재하여 변속시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였고,

 

브레이크 또한 제동력이 향상된 브레이크로 교체,

 

쿠시로 운전소 소속 (제가 탑승한 차량)에 한해서 살사장치도 장착하여 기기조작만으로 살사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엔 운전사와 승객이 열차가 급구배에서 멈추면 다같이 레일에 모래를 끼얹었다는군요..)

 

또한 일부 차량에도 DPF (디젤 매연 저감장치)도 설치했다고 합니다.

 

 

이 개조로 인해서 축중이 무려 1t씩이나 가벼워져서(!!) 최고속도가 95kph에서 110kph로 상향됬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95kph로 운행중이라고 합니다.

 

 

 

 

그야말로 서일본의 연명개조 수준입니다만,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실내도 개조를 거치는데요, 장거리 운행이 많은 점을 감안하여 잉여차량에서 발생한 크로스시트로 전환하였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알 것 같습니다.

 

 

 















무려 로컬선 열차에 간이 크로스시트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방향전환은 불가)

 

 

이로 인해서 승차 인원이 줄어들었지만, 네무로본선 쿠시로-네무로 구간은 워낙 이용하는 사람이 적어서 이 정도만 되도 충분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이 사진에서 키하 54형의 내한 설계구조를 엿볼 수 있는데요, 우측 창을 보시면 창이 2중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것을 보실 수 있으며, 또한 냉방장치가 필요없는 홋카이도 답게, 에어컨대신 선풍기가 천장에 설치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어느덧 열차는 히가시쿠시로역에 도착했습니다.

 

 

 

왠만한 보통역은 쌩쌩 지나치는 쾌속이지만, 아직 쿠시로 시내 구간이고, 또 센모본선과 네무로본선이 본격적으로 분리하는 역이기에, 필히 정차하게 됩니다.













히가시네무로역을 출발하면 진행방향 좌측으로 센모본선이 분기하여, 쿠시로습원 쪽으로 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네무로본선도 자기 갈길을 따라서 가야합니다.

 

 

 

아직까지는 쿠시로 시내와 가까워서 사람의 흔적이 간간히 보입니다.













열차는 빠른 속도로 무사역을 통과합니다.














그리고 무사역을 통과하면, 열차는 본격적으로 허허벌판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간간히 마주치는 국도 44호선이 선로를 제외한 사람의 흔적이 보이는 홋카이도 동부를 열차는 질주합니다.














잠시 후, 열차는 벳포역을 통과합니다.

 

 

 

벳포역 역시 과거에는 승강장이나 대피선이 더 있었던듯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도로에 밀리는 홋카이도 특성상 이제는 그냥 단순한 1면 1선의 간이역으로 전락한 모습입니다.














잠깐동안 만난 국도 44호선을 뒤로 하고, 로컬선 열차는 첩첩산중으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한참동안 달리는데요, 다음역인 카미오보로까지는 무려 14.7km를 가야합니다.

 

 

또한 열차는 이 구간에서 조금 서행하는데요 이유는 불청객(?)이 있기 때문입니다.














눈위의 발자국들이 보이시나요?

 

 

 

이 발자국의 주인이 네무로본선의 불청객(?)입니다.













지극히 인간 기준에서의 불청객이지만, 바로 쿠시로 일대에 서식하는 사슴들인데요, 이 사슴들이 시도때도없이 선로 근처에서 알짱거리는데 JR홋카이도 쿠시로 운전소의 골칫거리라고 합니다.

 

 

이 사슴들이 무게가 몇백킬로씩 하고, 또한 로컬선 열차들이 가벼운 편이기에, 한번 사고가 나면 탈선까지 이어지는 등 큰 사고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부 키하 54형 열차들은 사슴들이 싫어하는 고음영역 경적까지 달아두고 있으며, 운전사도 사슴 출몰지역을 운행할 때는 매우 긴장한 상태로 운전을 합니다.














도심지지역은 이미 해가 밝았으나, 구름이 낀, 산악지역은 이제야 동이 터오고 있습니다.














15분을 달리고 달려서 카미오보로역을 통과합니다.

 

 

역시 쾌속열차기에, 정차하지 않고 곧바로 통과합니다.

 

 

 

 

로컬선 역은 승차인원이 매우 적은 편이기 때문에, 쾌속열차의 경우 특급열차 못지 않은 수준의 정차역으로 노선을 휩쓸고 다닙니다.













제가 서서 사진을 찍고 있는 쿠시로방면 후미부분 입니다.

 

 

안타깝게도 요금 정산기 너머로는 사람이 가지 못하도록 로프를 쳐서 막아둔 상태입니다.

 

 

마음만 같아선 저기 가방이 놓인 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었습니다만....













카미오보로역을 출발한 후, 열차는 다시 숲 한가운데를 달립니다.

 

 

벳포-오보로 구간은 산속을 굽이굽이 달리는 형태여서 24킬로미터구간에서 역은 딱 2개만 있습니다. (역간 평균거리 12km)














아케시역까지 무정차로 운행하는 쾌속 하나사키는 오보로역 역시 빠르게 통과합니다.

 

 

 

비교적 번듯한 역사가 있던 벳포역과는 달리 오보로역은 사용연한이 끝난 차장차를 개조한 역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타일의 역사는 홋카이도 로컬선 일대에서 굉장히 흔하게 목격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새벽 6시 반도 안된 시점인지라, 서서히 동이 터오는 것을 차창 너머로 감상 할 수 있습니다.














잠시 후, 열차는 아케시 만을 따라서 달리기 시작합니다.

 

 

 

아케시만을 따라서 달리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않아, 곧 열차는 첫번째 정차역인 아케시 역에 도착합니다.













아케시 역에는 쿠시로방향으로 가는 키하 54형 중련 열차가 대기중입니다.

 

 

 

다만 원맨 운용으로, 앞의 선두차에만 승객이 탑승하고, 후미차 1량은 회송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쿠시로역에서 미처 못찍은 쾌속 하나사키로 운용되는 네무로행 키하 54형 열차입니다.

 

 

 

열차는 운전정리 관계로 아케시 역에 약 7분가량 정차합니다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