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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1.03 Japan

하나비의 일본철도 여행기 1기 - 못다한 꿈 [Chapter 4. 큐슈를 떠나, 홋카이도로: JR패스를 이용한 워프 4편 - This is Hokkaido! 1부]


 여정 정보

 


구간: 하코다테 (函館) ~ 다테몬베츠 (伊達紋別)


열차: 호쿠토 11호


거리: 166.8km


운임: 7,920엔 (JR 그린샤 Pass, 하코다테-삿포로)


누적거리: 3,949.3km


누적운임: 119,520엔 (JR Pass 113,320엔, 하코다테-삿포로)








여행기 시작 전에 미리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호쿠토의 하이데커 차량은 그린샤뿐입니다.


일반석은 다른 열차와 똑같습니다.









한쪽 끝이 막혀있는 터미널식 역인 하코다테역입니다.


세이칸 터널 개통 이전, 하코다테역과 아오모리역을 잇는 연락선이 다녔으나, 연락선 침몰 사고등 여러 일이 있고난 이후, 세이칸 터널이 개통되어서 더이상 쓰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뒤를 돌아보자, 삿포로까지 저를 데려다줄 특급 호쿠토가 신아오모리행 슈퍼 하쿠쵸와 나란히 서 있습니다.













틸팅이 가능한 키하 283/281계가 호쿠토로 운행을 할 때는 슈퍼-호쿠토로, 그리고 사진과 같이 일반 키하 183계로 운행을 할 때는 호쿠토로 운행을 하게 됩니다.


틸팅이 안되는 만큼, 제가 타는 호쿠토 열차는 슈퍼-호쿠토 열차에 비해서 소요시간도 더 걸립니다.














키하 183계로 운행하는 호쿠토의 하이데커 그린샤입니다.


키하 183계는 일반석과 달리 그린샤가 JR큐슈의 유후인노모리처럼 높은 데크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래서 사진에서 보이듯이 유리창이 플랫폼에 서있는 사람의 어깨높이와 비슷하게 됩니다.













이제 이 좌석에서, 3시간 30분의 워프의 종반부를 장식하는 여행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플랫폼 너머에 JR 홋카이도의 유휴차량들이 유치되어 있습니다.


지금이 겨울이라 그렇지, 한창 성수기때는 저 차량들을 쭉쭉 이어붙여서 운행을 하게 됩니다.


동차형의 가장 큰 장접이랄까요...



물론 차량들을 이어 붙일때 맨 앞에만 운전객차가 오면 되기 때문에 (선두부는 관통문이 있습니다) 운전객차 앞에 바로 일반 객차가 붙는 재미난 편성들이 많이 보입니다.















차량기지 한쪽에는 블루트레인 객차와 과거 홋카이도에서 운행되었던 급행형 디젤동차가 유치되어 있습니다.


저 동차에는 에어컨도 달려있지 않아서 여름에는 선풍기 하나로 버텼다고 합니다.


홋카이도의 여름은 본토보다 시원하기에 에어컨이 필요 없어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


(사실 1년 160일 이상을 난방 가동하는 홋카이도인지라, 에어컨은 사치죠...)













3월이면 한국에선 눈이 녹고 봄이 올 시기이지만, 홋카이도는 여전히 온 천지가 눈으로 덮여있습니다.














하이데커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바로 높은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입니다.


일반 열차와는 달리 다른 관점에서 풍경을 볼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데커가 높다보니, 일반 데커에서는 보이지 않던 저런 전신주가 시야를 방해하는 일이 많습니다...


저번 큐슈에서도 겪었던 일이고, 여기서도 어김없이 겪었네요...















하지만 아무리 전선이 시야를 가리느니 뭐니 해도, 창 밖으로 펼쳐지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광은 그 모든 단점을 덮어버리고도 남습니다.













쭉쭉뻗은 침엽수들과 푸르른 하늘,














새하얀 들판과













푸르른 태평양 바다가 가는 내내 제 눈을 즐겁게 해주었고, 늘 볼때마다 진짜 여기가 일본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풍경이 아름다울수록, 변덕이 심한것 처럼 삿포로까지 가는 내내 이렇게 맑은 하늘과 찌푸린 하늘이 번갈아서 나옵니다.












그래도 한가지 이야기 할 수 있는건, 그 얼마 되지 않는 맑은 날씨가 이 긴 여행을 충분히 보상해준다는 것이죠.


차후 홋카이도 신칸센이 개통되면(먼 훗날의 이야기겠지만), 이렇게 바다를 따라서 달리는 재래선 특급 안에서 여유로이 풍경을 감상할 수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것도 또 다른 +요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한번 홋카이도 연선을 따라서 사진여행을 떠나보고도 싶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던 열차는 야쿠모역에 도착합니다.


이름부터 야쿠자를 연상시킬 수도 있는 역입니다만, 태평양연안을 따라서 달리는 구간중에서 특급열차가 정차할 정도의 비중을 가진 역입니다.














며칠전부터 엄청난 양의 눈이 내렸는지, 플랫폼 위의 눈을 전부 치워내는 것을 포기하고, 이렇게 한쪽으로 눈을 몰아두고 통로만을 간신히 확보해놓고 있었습니다.


한가지 더 재미난건, 우리 기준에서 폭설일지라도, 홋카이도의 기준으로는 '평균적인'적설량이라고 하네요 ^^;;;;;


(눈을 치우는데 포크레인같은 중장비가 동원되는 동네니 말 다한거죠 뭐..)













잠깐의 정차 후, 열차는 야쿠모역을 떠나, 삿포로로가는 남은 여정에 오릅니다.





















이날 홋카이도의 하늘은 너무나도 푸르렀습니다.


꼭 맑은날 대관령 꼭대기에서 보이던 하늘과 같이 말이죠.











가는길에 등장한, 홋카이도에서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광경인 차장차를 개조한 역사입니다.


승하차 승객이 적은 역에 역사를 짓는 돈낭비를 할 수 없으니, 이렇게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차장차를 가져다가 개조해서 역사 대신 사용하고 있습니다.














잠시 후, 열차는 정차역에 도착합니다.


흰 눈 속에서 그나마 눈에 띄는 이 노란 광고판은 지금 한창 건설중인 홋카이도 신칸센에 관련된 광고입니다.


현재 신아오모리-신하코다테까지는 2015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에 있으나, 당시만 해도 (2011년 3월) 삿포로-신하코다테간 건설 일정은 미확정 상태였습니다.


(새 인가안에 따르면 신하코다테-삿포로간 신칸센은 2035년 완공예정입니다.. 엄청 남았죠 ^^;;;;)













이 무지하게 복잡해보이는 이름을 가진 이 역은 오샤만베역입니다.


이곳에서 JR 무로란 본선과 JR 하코다테 본선이 분기해서 달리게 됩니다.




특급 호쿠토와 슈퍼-호쿠토는 하코다테와 삿포로를 잇는 특급이지만, 여기서부터는 무로란본선을 경유, 치토세선을 지나서 삿포로까지 가게 됩니다.


이유는 해안가를 따라서 달리던 지금과는 달리, 여기서부터는 하코다테본선이 홋카이도 내륙을 관통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비록 돌아가게 되더라도, 선형이 좋고 표정속도가 훨씬 빠른 해안가를 따라서 돌아가는 루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샤만베역에서 열차는 한참을 정차 한 후, 다시 출발하게 됩니다.



이유는 바로...











오샤만베역에서 특급 슈퍼-호쿠토/호쿠토의 명물인 카니메시를 싣기 때문입니다 ^^



JR 홋카이도는 특급 내에서 도시락을 주문판매하는데, 이 카니메시는 오로지 호쿠토/슈퍼-호쿠토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도시락입니다.

(각 특급마다 이런 특징적인 도시락을 판매하는데, 카니메시 이외에는 먹어보질 못했네요... 원체 다들 가격이 비싸서...)




이 도시락을 시키실 때 주의하실 점은 이 도시락은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주는게 아닌, 주문이 들어가야 만드는 도시락이라는 점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역 이전에서 미리 주문을 해야지 오샤만베역에서 이 도시락을 먹어볼 수 있습니다.



당시에 하코다테 -> 삿포로간 구간에서는 모리역 '도착' 이전에 주문을 해야지 받아볼 수 있다고 안내를 해주었고, 안내를 받지는 않았지만, 삿포로 -> 하코다테방향의 경우 히가시무로란역 도착 이전에 주문을 했어야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도착 직후, 승무원이 그간 쌓인 주문량을 그곳에서 전화로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쨌건, 그 맛있다는 카니메시를 한번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종이로 된 커버를 벗겨내면 이렇게 얇은 나무로 만들어진 도시락통이 등장합니다.

(나름 고급품이라고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를 썼는데, 당시 참 놀랐었습니다)


그리고...저기 사진은 모든 요리가 그렇듯이 '조리예' 이니 너무 현혹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ㅎㅎ


















그리고, 뚜껑을 벗겨내면, 이렇게 밥위에, 양념이 된 게살이 잔뜩 덮인 도시락이 나옵니다.


위에는 일본식 단무지와 후식용 귤 두조각(..)이 있습니다.




맛은 어땠냐면...



'정말 맛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덧붙이자면, 여태까지 열차안에서, 또는 여러 상점에서 먹어본 16가지 정도 되는 도시락중 '최고'로 맛있었습니다.
(본인이 고기와 더불어 게를 매우 좋아한다는 것은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확실히 맛있다고 입소문이 난 것들은 괜히 유명한게 아닌것 같았습니다.












맛잇게 식사를 했으니.. 이제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을 합니다.



사족이지만, 저 아이스크림도 참 맛있었습니다. 한 3개는 사먹은것 같네요 ^^;;;


(문제는 개당 300엔이라는 엄청난 가격이였지만요...)













차창 오른편으론 태평양이, 그리고 왼편으론 스위스에 온것 같은 눈덮인 설산이 있는 풍경이 계속해서 펼쳐집니다.






















홋카이도는 간혹 이렇게 일본어가 등장하지 않으면 '내가 정말 일본에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도 다른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태평양을 지근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하지만 도호쿠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는 홋카이도입니다.












부지런히 달리고 또 달려서 다테몬베쓰역에 도착했습니다.



앞으로 히가시무로란, 토마코마이 등을 거쳐서 삿포로로 향하는 일정이 계속됩니다.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