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해도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으니, 하루종일 시간을 때운 비에이를 떠나서 오늘의 숙소로 돌아갑니다.
원 계획은 다시 오아사로 돌아가는 것이였지만, 돌발 계획 변경으로 후라노에서 1박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결론적으로는 아주 좋은 선택이였습니다.
후라노로 가는 원맨열차 키하 150계입니다.
아침에 아사히카와 역에서 보았던 차량과 같은 차량이 당첨되었습니다.
해가 저물어가는 평원 사이를 달리면서, 2량짜리 원맨열차는 종착역인 후라노역까지 쉴새없이 내달립니다.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고 기차를 타니 슬슬 몸이 노곤해지기 시작하더군요 ^^;;
후라노역 2번선에 입선해있는 원맨동차 타키카와행 열차입니다.
플랫폼에는 이 열차를 타고 타키카와까지 가는 승객들로 북적입니다. (대부분이 중국인)
JR 홋카이도 패스를 보여주고 밖으로 쉬익 나온 후 찍어본 후라노역의 역명판입니다.
슬슬 해가 지고 있어서 차양막의 그림자가 건물 전면에 드리워 지고 있습니다.
이후 오늘 돌발적으로 예약을 잡은 숙소를 향해서 한 3km가량 걸어갑니다.
하루종일 자전거를 타느라 몸이 녹초가 된 탓에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역 앞에 대기중인 택시가 한대도 없어서 돈도 아낄 겸사 그냥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소라치 강을 건너서 후라노 리조트 단지로 가는 길 입구에서 찍은 조형물입니다.
이 이후로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서 더 이상은 사진 찍는 것은 불가능하였습니다.
그리고 돌발적으로 숙소를 후라노로 변경한 이유는 바로...
이날 구름 한점 없이 맑은 밤하늘이 펼쳐진데다가 마침 딱 그믐이여서 별 보기에 안성맞춤인 환경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긴가민가하고 예약을 했는데, 정말로 날씨가 딱 맞게 떨어지더군요.
더군다나 걸어가면서 고생은 좀 했지만, 돌발적으로 잡은 숙소가 후라노 스키 리조트 바로 앞의 숙소여서 불 꺼진 스키장은 광공해를 최대한으로 줄여주었습니다.
밤이라서 굉장히 추운데다가 주변에서 야생동물들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서 긴장 한껏 하고 있었지만, 여태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였습니다.
정말 난생 처음으로 은하수를 보았을 때의 그 기쁨이란...
이전에 별 사진을 한번도 찍어본 적이 없다가 꾸역꾸역 찍어본 사진이다보니 생각만큼 예쁘게 찍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이렇게 새벽 3시까지 별 구경을 하다가 숙소로 돌아가서 잠듭니다.
사진으로 찍은 것보다 눈으로 구경하는 것도 참 좋았었던 밤이였습니다.
숙소는 다타미가 깔려있는 여관이였는데, 안에 욕탕도 있고 해서 꽁꽁 얼은 몸도 녹여주고 잠들었습니다.
흠이라면 흡연실이였는지, 담배냄새가 엄청 나더군요 ^^;;;;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원 계획은 두시간 후의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나, 조금 욕심을 내서 새벽차를 타고 이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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