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을 뚫고 도착한 곳은 팜 토미타입니다.
보라색 라벤더 밭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하지만 땡볕에 고생하면서 도착했는데, 보라색 라벤더가 보이질 않더군요 ^^;;;
허탈감에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온실쪽에 무언가 보랏빛 도는 꽃들이 있어서 그쪽으로 가보니,
라벤더가 남아있긴 남아있었습니다.
다만 한창 철이 지난 탓인지, 사진에서 보던 만큼 풍성하지는 않더군요.
너무 더운 날씨 탓에, 차마 햇볕 아래에서의 꽃구경은 못하겠고 (차타고 관광왔다면 몰라도 도보여행중이니 ^^;;;;) 그늘에 앉아서 특제(?)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맛있더군요. 더위가 좋은 감미료였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사와키쪽은 이 땡볕에도 불구하고 한창 농원 정리를 하느라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뻘뻘 나는 날씨었는데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참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해가 잠시 가신 틈을 타서, 봄, 가을밭을 구경하고, 예정보다 빠른 아사히카와로의 귀환로에 오릅니다.
팜 토미타 근처에 라벤더타바케 역이 있긴 한데, 당시는 라벤더 피크 시즌이 지나서 보통 열차는 해당 역에 정차하지 않았습니다.
노롯코 열차가 올 때 까지 기다릴 수도 있었지만, 다음 노롯코 열차는 4시간 뒤에 있기에, 한시바삐 아사히카와로 돌아가기 위해서 니시나카역까지 걸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전날 자전거를 타면서 다리에 발라둔 선크림이 옷과의 마찰때문에 벗겨지면서, 해당 부분에 화상을 입어서(...) 긴 바지를 사서 해당 부위를 햇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햇빛이 닿을 때마다 따가워서 못버티겠더군요 -_-;;;
지도상 위치는 나카후라노역이 더 가깝지만, 타려는 열차는 후라노발 열차이므로, 최대한 이동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니시나카로 거슬러 올라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리하여 떠난 땡볕아래의 셀프 고문에 가까운 하이킹이 시작되었습니다. ^^;;;
윗 사진은 가는 길에 있던 차장차를 이용한 시설인데요, 물건을 보관하는 곳인지, 용도가 궁금하더군요.
평소에는 자동차만 지나가다가 웬 인간이 터덜터덜 걸어가는걸 보니 신기하던지 비둘기 한마리도 계속 절 쫓아오더군요 ㅎㅎ;;;;
화상 부위의 아픔을 참고 꾸역꾸역 걸어갑니다. 빨리 가서 긴 바지를 사서 입어야지 고통이 덜할 테니까요 ㅠㅠ
출발 전에 화상에 좋다는 알로에 즙을 잔뜩 들고오긴 했는데, 바르면 시원하긴 해도, 역시 물리적으로 햇빛을 차단하는게 가장 확실하더군요.
그렇게 꾸역꾸역 걸어서 니시나카역에 도착했습니다.
쉼터는 햇빛을 받아서 그런지 찔듯이 더워서, 플랫폼으로 올라가는 경사로에 주저앉아서 올 열차를 기다립니다.
그늘 아래에서 시원하게 노닥거리는 사이, 제가 타고 갈 보통열차가 들어옵니다.
얼른 패스를 집어들고 열차에 올라탑니다.
기차안에서 보면 참 시원한 풍경인데, 막상 저기에 나가면 땡볕 아래의 지옥이니... 참 얄궂더군요 ^^:;;
시원한(?) 바람을 맞아가면서, 열차는 아사히카와로 달려갑니다.
어제 지나왔던 비에이의 다리를 건너면서, 이번편은 여기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다음은 아사히카와입니다 :)
'Travel > 2016.08 Hokkaido'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년 홋카이도 여행기 9.5편 - 오타루 야경 (0) | 2018.03.12 |
---|---|
2016년 홋카이도 여행기 9편 - 아사히야마 동물원 (0) | 2018.03.12 |
2016년 홋카이도 여행기 7편 (0) | 2018.03.12 |
2016년 홋카이도 여행기 6편 - 후라노에서의 하룻밤 (0) | 2018.03.12 |
2016년 홋카이도 여행기 5편 - 자전거 타고 비에이 한바퀴 3편 (0) | 2018.03.12 |